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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의 비디오게임 테니스포투 이야기

멀티라이터 2026. 1. 3. 13:16

1958년, 미국 한 연구소에서 사람들을 처음으로 ‘컴퓨터 앞에 줄 세운’ 물리학자가 있었어요. 이름도 생소한 윌리엄 히긴보텀이라는 사람인데, 더 놀라운 건 이 사람이 게임 개발자가 아니라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자공학자이자, 전쟁 후에는 핵 비확산 운동에 앞장선 과학자였다는 점입니다.

브루크헤이븐 연구소에서 매년 하던 공개 행사에서, 그는 가이거 계수기랑 방사능 패널만 잔뜩 놓인 지루한 부스를 보다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과학을 좋아하겠어?” 그러다 연구소 구석에 있던 아날로그 컴퓨터 매뉴얼을 보다가 번뜩이죠. 탄도 궤적을 계산하던 공식을 그대로 갖다 쓰면, ‘테니스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 말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실로스코프 화면에 선 두 줄과 점 하나만 보이는, 믿기 힘들 만큼 단순한 게임 ‘Tennis for Two’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행사 날 대박이 납니다. 노브 하나, 버튼 하나만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보니, 물리학을 몰라도 고등학생들이 줄을 서서 플레이했고, 히긴보텀 본인이 “떼어낼 수가 없었다”고 회상할 정도였죠. 당시엔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컴퓨터와 직접 상호작용한다는 경험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내 손가락이 누른 버튼 타이밍에 따라 공의 궤적이 바뀐다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마법 같은 체험이었어요.

더 재미있는 건, 정작 히긴보텀은 이걸 대단한 발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특허도 안 내고 회로도 뜯어서 다른 실험에 재활용해 버렸다는 점입니다. 몇십 년 뒤 마그나복스와 랠프 베어의 콘솔 특허 소송 덕분에야 “선행 기술”로 소환되면서, 세상이 뒤늦게 이 게임과 히긴보텀을 비디오 게임의 할아버지로 다시 불러내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살짝 맛보기 version이고, 이 사람이 어떻게 핵무기와 비디오 게임 사이를 오가며 살았는지, 왜 ‘최초의 비디오 게임’ 논쟁에서 테니스 포 투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지까지 쭉 파헤친 풀스토리는 제 블로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이어서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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